모처럼 퇴근 길에 만난 신랑.
오늘은 다이어트한답시고 지난 주에 이어
클렌즈 주스 마시기의 날이었는데
지난주는 명현현상처럼 몸도 떨리고 눈꺼풀도 떨리고
이거 다신 못하겠다, 사람이 할 짓이 못된다 했었던 것과 다르게
몸이 가뿐하고 기분이 상쾌했다.
클렌즈니 디톡스나 사실 갖다대기 좋은 이름일 뿐이고
액체만 마시니 살이 빠지지, 했었는데.. 나름 효과가 있는듯?ㅋㅋ
나는 차를 주문하고 신랑은 아메리카노를.
결혼하고 거진 합쳐 15kg가 쪄버린.. 누가봐도 행복한;; 신혼부부인 우리는 ㅠㅠ
이제 진심 다이어트를 하고 임신을 고려해야할 때..
단 커피 안녕... 담에 보자.. ㅋㅋ
절친의 결혼식도 내일 모레.. 심지어 우리 부케와 부토니아까지 받아준
고마운 친구들의 결혼식에 무려 가방순이를 맡았는데..
살이 이리 쪄버려서 ㅠㅠ
급다이어트.. 성공해야할 텐데.. 그동안 뭘한건지 흑흑 반성반성
별 것 아닌 대화들로 가득했던 우리의 밤은,
여름의 것도 가을의 것도 아닌 모호한 경계선을 타고
매끄럽게도 이어졌던 것 같다.
회사 상사 뒷담과 사랑스러운 나의 시엄마와 했던 유쾌한 대화와..
학교에서 초딩들에게 놀림당했던 굴욕의 오늘을 이야기하며
유명한 축구선수의 이혼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다음 생이라는 게 있고 또 다시 부부가 아닌 연으로 만나야 한다면
가장 친한 친구가 되었을 것 같은 나의 소울메이트!!
예전에는 행복을 노래하는 것이 참 무서웠다.
무성한 돌들 사이에서 우연히 발견한 반짝임에
잠깐 설레다가 이내 유리조각인 것을 자각했던
수많던 경험들이.. 평범을 가장한 불행을 익숙하게 만들었던 탓이겠지.
모르겠다.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는 것이라
맘 편히 보내는 게 최고라지만, 요즘 정말 행복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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