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키리1 2016. 8. 23. 17:07


온라인게임현질


오늘 이야기해볼 주제는 게임이다. 필자는 게임을 정말 좋아한다. 어릴 적 환경부터 게임을 좋아하는 오빠를 둔 덕에 각종 게임용 기기는 집에 다 구비되어있었다. 덕분에 많은 남자들과는 이야기의 물꼬를 트기엔 충분했다. 일종의 조기교육이랄까? 


 현재는 남편과 집에서 같이 온라인 게임을 즐기곤하는데 온라인 게임 대부분의 특성상 일종의 투자는 요즘엔 불가피한 선택지가 되버렸다. 그 일종의 투자를 플레이어들은 '현질'이라 말하는데, 이 현질의 수준이 과거에 비해 상당히 커진 느낌이다. 예를 들면 바람의 나라 라는 현재 상용화 된지 20년 조금 안된 게임이 있다. 처음 내가 이 게임을 즐긴게 초등학교 저학년 때인데, 이때는 현금 투자 없이 상당히 고레벨까지 육성했던 기억이 난다.

그 기억을 토대로 요즘 할 게임이 없어 남편과 다시 시작해보았는데, 마케팅의 일환이겠지만 처음에는 순간이동을 할 수 있는 아이템을 무료로 줘서 빠르고 편리하게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게 해두었다가, 어느정도 캐릭터를 키우고나면 그 아이템은 회수해버린다. 급격하게 불편함을 느끼게하여 '현질'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한다면, 맞는 말이다. 가능한 일이고 조금만 불편하면 되지만, 그렇게 하게된다면 게임 시스템 상 하루면 되는 일이 한달이 걸리게 된다. 남들과 대비하여 아무런 투자를 하지 않은 내 캐릭터는 남들보다 느리고 덜 쎄기때문에 보편적인 유저들과 동급이 되기까지는 엄청난 하드 유저가 되어야 하는것이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게임 운영사의 고도의 마케팅 전략도 있겠지만, 게임 속 문화도 한몫하게된다. 모두가 같은 생각으로 마케팅 전략에 넘어가지않고 노가다를 선택한다면, 유저들 사이의 1등도 '노가다를 가장 효율적으로 잘하는 이'나 '노가다로 가장 높은 레벨의 캐릭터를 만든 사람' 등이 되겠지만, 진부한 노가다를 누가 좋아하겠는가. 약간의 현질이면 남들이 부러워하는 아이템을 가지고 동경의 대상이 될 수 있는데 어느 누가 하지않겠는가. 


우리나라 특성상 1등, 1위, 제일 강한 사람에대한 동경과 부러움이 많은데, 내가 그 가장 쎈사람이 되어 동경에 가득찬 관심과 시선을 받는 희열은 현실에서는 느끼기 어렵고 엄청난 만족감을 준다. 이 약간의 '현질'은 이 희열을 느끼게 해주는 총알택시 티켓 정도가 되는 것이다. 이미 현질은 게임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내 취미를 위한 내 만족을 위한 가벼운 투자 정도가 되었고, 어떤 이들은 게임으로 생계를 꾸리는 이들도 있고, 어떤 게임은 아이템 한개에 천만원을 호가하기도 한다. 


이를 위해서 게임 속 거래만을 전문으로 하는 사이트들도 크게 자리잡고 있고, 그 안의 거래는 매우 활발한 편이고 큰 시장이 구축되어있다. 간혹 욕심때문에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게임에 투자하는 사람들도 있고, 동네 PC방에만 가봐도 매일 그자리 그대로 앉아있는 게임 중독자들도 있지만, 옛날처럼 게임을 하는 사람들을 그저 히키코모리나 오타쿠로 치부해버리는건 모순이 아닌가 싶다.


점점 게임이라는 문화의 계층은 과거 성인이었던 데에 비해 연령층의 폭이 점점 낮아지고 있고 이를 받아들이고 무조건 금하는게 아닌 효율적으로 투자하는 법에 대해 가르쳐주고 같이 즐기는 밝은 문화가 형성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