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오신 지 3년 되신 블루가재님.
원룸 월세 살 던 결혼 전 시절부터 함께 했던 녀석인데
아.. 이제 근 4년산이 되어가는구나 ㅋㅋ
원래는 두마리였고 진짜 속눈썹 한가닥 만하게 작았어서
깔아둔 모래 때문에 어딨나만 볼래도 한참을 들여다봤었는데
요새는 뭐... 아주 건장하심.
두마리 중 한 마리는 탈피 실패로 다리 한 짝을 잃더니만
여행을 다녀온 2일 사이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ㅠㅠ
건강하길 바라며 지었던 이름 울버린.. 좀 부족한 몸인데도
산소 기포나오는 곳까지 팔딱팔딱 올라갔다가 공기 타고 뽀르르 휩쓸려 내려오는 놀이를
몇 번이고 하는 걸 보고 참 밝은 애구만 싶었는데 ㅠㅠ 하늘나라로...
그리고 우직하게 살아남은 이 녀석은.. 어느 새 이름이 무엇이었는지도 까먹었다.
그냥 우리집 가재.
청소도 잘 안 해주고.. 산소공급기가 고장났는데도 며칠이나 못챙겨준
못난 주인 아래에서도 꿋꿋하게 잘 살아남고 있는 녀석은
빛깔도 무척 곱고 탈피도 혼자 척척 잘해낸다..
몇번이었는지 이제 기억도 안나는 탈피 ㅋㅋ
이제 또 할 때가 된 것 같은데...
산소공급기 (여과기) 센 것으로 바꿔주고
사료만 주다가 모처럼 집에서 초밥해먹으려 사왔던 신선한 회를 작게 썰어 주니
신나서 잡고 먹는데 사랑스럽다.
웃긴 게 주인 얼굴 절대 모를 거라 생각은 하고 있지만
내가 저 참치를 주고 나서 얼굴을 들이미니 도도도 달려와 빤히 쳐다본..
착각일 수도 있어서 옆면으로 옮겨 앉았더니 또 도도도 와서 쳐다보고..
뭐 우연이든 아니든 신기했던 경험!!
먹는게 귀여워 영상에 사진에..
미묘하게 다른데 나만 아는 다름 ㅋㅋㅋㅋㅋ
신랑도 보여주니 왜 자꾸 같은 사진을 보여주냐 타박이다 흑흑
귀여운걸 어째... 흥흥
언제고 도도함을 유지할 것이라 생각한 나도 30대가 넘어가고
여성호르몬이 넘치기라도 하는 건지;;
뭐 이리 다 감동적이고 뿌듯한지.. 이러다 애기 낳으면
카카오 프로필을 애기 사진으로 도배하는 평범한 아줌마가 되겠지 ㅋㅋ
예전엔 뭔 애기 사진으로 다 해두나 했는데 또 조카님들 한 둘 태어나니
내 메인도 이미 아가 도배인지라.. 역시 대중적인 취향 ㅋㅋ
남들 하는 건 다 하고 넘어간다.
가재님 사진 메인에 해두면 꼭 듣는 말이 언제 잡아 먹을 거냐는 말이라
한두번 듣는 말이 아니라 기분 상할 건 없어도
대답하기 귀찮아 나만 보는 편 ㅋㅋ 휴 딱한 가재님..
잘 먹어주니 고맙고 잘 자라주니 고맙고..
가끔 여과기 소음에 자다 깨서 확 꺼버리고 싶을 때도 많았으나
밤이면 더 활발하게 .. 쉭쉭 헤엄치고 노는 녀석을 한참 보다가
들어가서 꿀잠 자는 게 요즘 낙.
친구가 없어서 외로울 거라는 사람들 우려와 달리
단독 생활을 좋아하는 외톨이 우리 가재는 지금 행복해 보인다.
맛난 것 많이 주고 청소도 자주해주고..
더더더 잘 살자그~ 귀요미~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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